김순겸 KIM SOON KYUM
Detail
(개인전 18회)
1회(갤러리사각/‘92)
2회(가산화랑 초대/‘03)
3회(시흥시 대야종합사회복지관 전시실/‘03)
4회(서울무역전시장 초대/‘04 - 제1회 서울국제현대미술제)
5회(서울무역전시장 초대/‘05 - 서울국제리빙아트엑스포)
6회(세종호텔 세종갤러리 초대/‘05)
7회(예술의 전당 초대/‘06 - KCAF에의 초대)
8회(시흥시 대야종합사회복지관 전시실/‘06)
9회(세종호텔 세종갤러리 초대 08년1.10-22)
10회(예술의전당 마니프 한국구상대제전 초대 08년 4월)
11회(제주특별자치도문화예술진흥본부 초대전 08년 11월)
12회(시흥 대야종합사회복지관전시실, 단성갤러리 2012년)
13회(제주문화예술인마을 내 선장헌 2012년)
14회(서울IBK기업은행 강남PB센터 2013)
15회(제주KBS 전시실 2014년)
16회(안성 청학대미술관 2018.10.30.~2018.12.31.)
17회(제주현인갤러리2019.3.25.~4.8)
18회(카페연갤러리 2020.9.28.~10.12)
저서
미술의 이해와 감상<학문사,공저>
청소년을 위한 동양미술사<두리미디어, 공저>
현재
한국미술협회, 그룹 터, 한라미술인협회 회원
기타활동
제1회 서울국제현대미술제 집행위원 역임(‘04)
제1회 서울국제리빙아트엑스포 운영위원 역임(‘05)
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05)
대한민국장애인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13)
경기도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14)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시흥시 미술장식품 심의위원 역임
<아트공간 이아> 래지던시프로그램 입주작가 심의위원(‘19)
제주청년작가전 작가선정 심의위원(‘20.5) 등 다수
수상
시흥시 미술공로상 수상(‘04)
경기도 도민대상 수상(예술부문’13)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기당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시흥시청, 제주KBS 외 다수
(작가노트)
기억너머그리움
1. 기억과 그리움의 세계는 과거와 미래의 미지세계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다. 출품작품에서 엿볼 수 있듯이 나의 작품은 잊혀지거나 소홀히 다루어지는 주변 것들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하고 있다.
나의 작품세계는 내 자신의 기억과 경험 그리고 미래의 꿈이 머무는 세계다. 작품에 등장하는 목련꽃이나 놋그릇 그리고 목가구 등은 기억 속에 저장된 어떤 것에 대한 그리움을 표상하기 위한 도구들로 설정되어 있다.
한동안 나는 창문과 그 사이로 보이는 바깥풍경을 배경 이미지로 등장시킴으로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의 소통을 창문을 이미지로 상징해 왔으나 2008년 하반기 이후의 작품에서는 창문을 해체하여 비구상처리 함으로서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분위기를 한층 강화하였다.
선택된 주제들은 극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그 의도는 대상의 재현을 넘어 의도적으로 연출된 기억의 서정성을 드러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바탕을 몇 개의 면으로 분할하여 배치하고 그 위에 그려진 대상의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어긋나게 하는 것과 화면의 네 귀퉁이에 생뚱맞게 그려진 나사못의 경우도 사실과 비사실 사이의 경계를 강화시키고 현대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방식이라 할 수 있다.
2.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1980년대부터 일관되게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기억너머그리움>을 주제로 작품 구성을 하고 있다. 기억과 그리움이 추구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다. 즉, 작가 자신의 기억과 경험 그리고 미래의 꿈이 머무는 세계다.
작품에서 엿볼 수 있듯이 작가는 잊혀지거나 소홀히 다루어지는 주변 것들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선택된 대상들은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표현 의도는 대상의 재현을 넘어 의도적으로 연출된 기억의 서정성을 드러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90년대 작품경향은 전통적인 창문과 그 사이로 보이는 바깥풍경을 배경 이미지로 등장시킴으로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의 소통을 창문을 이미지로 상징해 왔으나 이후의 작품에서는 창문을 해체하여 비구상처리 함으로서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분위기를 한층 강화하였다.
2010년 이후의 작품에서는 realism, 추상주의, surrealism의 경향을 하나의 작품 안에 표현하고 있으며, 주된 소재는 방짜유기와 물과 유채꽃이다.
방짜유기는 청동기시대 초기로부터 전해지는 우리민족의 혼과 삶이 배인 유물로 부(富)를 상징하며 인체에 해가 없고 물성을 변치 않게 해주는 신비로운 그릇으로 전해지고 있다. 작품 속에서 물은 생명을, 유채꽃은 풍요와 행복을 의미한다. 그리고 배경은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을 나타내기 위하여 여백의 미를 강조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의 작품에서 놋그릇(방짜유기)과 유채꽃 형상에 두터운 입체감을 주어 실재감과 깊이감을 더욱 극대화하고 있으며,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풍요로움과 행복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사물과 그 이미지 사이에서
김영호(미술평론가 / 중앙대 교수)
김순겸은 대상 재현적 사실주의 경향에 속하는 작가로서 사물과 이미지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데 10년 이상을 천착해오고 있다. 그동안 그가 선택한 화제(畵題)는 꽃에서 그릇 그리고 고가구와 등잔에 이르는 오브제들로써 특정 부류에 국한하지 않고 범주가 다양하다. 주제를 선정하는데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 이유는 정작 그의 예술이 지향하는 바가 사물 자체가 아닌 사물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작가가 세밀한 기법으로 그려낸 꽃이나 그릇은 고가구나 등잔 등의 사물과 함께 화면에 배치됨으로서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독특한 환영을 제공해 왔던 것이다. 그가 선택한 사물들은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처럼 서로 상충되거나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의미들을 만들어 내었다. 이 과정에서 사물들은 과거를 기억하거나 회상을 불러일으키는 기호가 되었고, 작가는 이러한 내러티브가 있는 풍경에 <기억너머-그리움>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김순겸의 근작들은 일상적 사물을 그림으로 재현하는 방식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서술적 묘사의 방식에서 해석적 표현으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관객들에게 각각 다른 감흥을 제공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전자는 감각적 설명에 호소하고 후자는 시지각을 둘러싼 인식의 문제에 접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물 자체의 환영적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연극적 장치들을 과감하게 화면에서 제거해 버리고 있다. 그래서 그의 최근작에서는 수반에 담긴 목련이나 고가구나 문짝이 함께 어우러지는 정물화풍의 배치방식을 찾아볼 수 없다. 작가가 표상하는 세계는 더 이상 삶의 공간이 아니다. 그 대신 하나의 사물이 캔바스 표면 전체를 덮으면서 배치되어 있고 사물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재료의 물성과 그 표면에 반영하는 빛의 효과를 포착하는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제 김순겸의 화면에 자리 잡은 것은 거대한 하나의 놋그릇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파이프 그림처럼 캔바스 위에 그려진 김순겸의 사물은 놋그릇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놋그릇을 둘러싼 기능과 삶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의 역할로부터 벗어나 어떤 내재율을 지닌 환영적 이미지로 존재한다. 우리는 여기서 이미지와 환영의 미학을 접하게 된다.
김순겸의 놋그릇 작업은 보는 이들에게 사물과 이미지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직시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른바 사물 자체와 사물의 환영 사이에 발생하는 차별성을 인식하고 거기서 미적 감흥을 얻고 즐기도록 요구한다. 김순겸의 놋그릇 그림은 사물의 서술적 메시지를 넘어 사물의 본성을 인식하는 차원으로 보는 이를 안내하는 것이다.
회화작품에서 환영적 이미지를 인식하는 일은 어떤 가치를 지니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사물의 실재와 그 이미지의 차이를 깨닫는 것이다. 장 보드리야르의 주장처럼 광고 이미지가 홍수처럼 범람하는 사회에서 실재와 환영 사이의 차이를 직시하고, 그것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일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사물 그림을 사물 자체와 혼동해 바라보는 태도는 서구미술의 오랜 관습이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사물의 이미지는 이미지로 가치가 있으며 사물 자체와 별개의 독립적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미술의 새로운 노정은 시작 되었다. 모더니즘 이후에 등장한 극사실주의 회화 역시 사물의 이미지가 회화의 본성으로서 허구적 이미지라는 점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에서 등장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 결국 회화에서 환영적 이미지를 인식하는 문제는 현실적 삶에 종속된 이미지가 아니라 사물의 본성과 실존적 본질을 이해하는 방식으로서 이미지에 대한 성찰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김순겸의 놋그릇 그림은 우리로 하여금 놋그릇 이미지의 환영에 주목하게 한다. 놀라운 것은 그 이미지의 환영이 우리에게 새로운 미적 감흥을 선사한다는 사실이다. 이 미적 감흥은 사물의 실체가 이미지로 전환되고 그 이미지가 다시 독립된 실체로 읽혀지는 순환의 고리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얻어지는 쾌감이다. 그것은 또한 정보 이미지가 홍수처럼 범람하는 현대사회의 현실을 인식하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는 기쁨이기도 하다.
(2012. 3)
1회(갤러리사각/‘92)
2회(가산화랑 초대/‘03)
3회(시흥시 대야종합사회복지관 전시실/‘03)
4회(서울무역전시장 초대/‘04 - 제1회 서울국제현대미술제)
5회(서울무역전시장 초대/‘05 - 서울국제리빙아트엑스포)
6회(세종호텔 세종갤러리 초대/‘05)
7회(예술의 전당 초대/‘06 - KCAF에의 초대)
8회(시흥시 대야종합사회복지관 전시실/‘06)
9회(세종호텔 세종갤러리 초대 08년1.10-22)
10회(예술의전당 마니프 한국구상대제전 초대 08년 4월)
11회(제주특별자치도문화예술진흥본부 초대전 08년 11월)
12회(시흥 대야종합사회복지관전시실, 단성갤러리 2012년)
13회(제주문화예술인마을 내 선장헌 2012년)
14회(서울IBK기업은행 강남PB센터 2013)
15회(제주KBS 전시실 2014년)
16회(안성 청학대미술관 2018.10.30.~2018.12.31.)
17회(제주현인갤러리2019.3.25.~4.8)
18회(카페연갤러리 2020.9.28.~10.12)
저서
미술의 이해와 감상<학문사,공저>
청소년을 위한 동양미술사<두리미디어, 공저>
현재
한국미술협회, 그룹 터, 한라미술인협회 회원
기타활동
제1회 서울국제현대미술제 집행위원 역임(‘04)
제1회 서울국제리빙아트엑스포 운영위원 역임(‘05)
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05)
대한민국장애인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13)
경기도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14)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시흥시 미술장식품 심의위원 역임
<아트공간 이아> 래지던시프로그램 입주작가 심의위원(‘19)
제주청년작가전 작가선정 심의위원(‘20.5) 등 다수
수상
시흥시 미술공로상 수상(‘04)
경기도 도민대상 수상(예술부문’13)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기당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시흥시청, 제주KBS 외 다수
(작가노트)
기억너머그리움
1. 기억과 그리움의 세계는 과거와 미래의 미지세계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다. 출품작품에서 엿볼 수 있듯이 나의 작품은 잊혀지거나 소홀히 다루어지는 주변 것들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하고 있다.
나의 작품세계는 내 자신의 기억과 경험 그리고 미래의 꿈이 머무는 세계다. 작품에 등장하는 목련꽃이나 놋그릇 그리고 목가구 등은 기억 속에 저장된 어떤 것에 대한 그리움을 표상하기 위한 도구들로 설정되어 있다.
한동안 나는 창문과 그 사이로 보이는 바깥풍경을 배경 이미지로 등장시킴으로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의 소통을 창문을 이미지로 상징해 왔으나 2008년 하반기 이후의 작품에서는 창문을 해체하여 비구상처리 함으로서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분위기를 한층 강화하였다.
선택된 주제들은 극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그 의도는 대상의 재현을 넘어 의도적으로 연출된 기억의 서정성을 드러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바탕을 몇 개의 면으로 분할하여 배치하고 그 위에 그려진 대상의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어긋나게 하는 것과 화면의 네 귀퉁이에 생뚱맞게 그려진 나사못의 경우도 사실과 비사실 사이의 경계를 강화시키고 현대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방식이라 할 수 있다.
2.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1980년대부터 일관되게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기억너머그리움>을 주제로 작품 구성을 하고 있다. 기억과 그리움이 추구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다. 즉, 작가 자신의 기억과 경험 그리고 미래의 꿈이 머무는 세계다.
작품에서 엿볼 수 있듯이 작가는 잊혀지거나 소홀히 다루어지는 주변 것들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선택된 대상들은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표현 의도는 대상의 재현을 넘어 의도적으로 연출된 기억의 서정성을 드러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90년대 작품경향은 전통적인 창문과 그 사이로 보이는 바깥풍경을 배경 이미지로 등장시킴으로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의 소통을 창문을 이미지로 상징해 왔으나 이후의 작품에서는 창문을 해체하여 비구상처리 함으로서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분위기를 한층 강화하였다.
2010년 이후의 작품에서는 realism, 추상주의, surrealism의 경향을 하나의 작품 안에 표현하고 있으며, 주된 소재는 방짜유기와 물과 유채꽃이다.
방짜유기는 청동기시대 초기로부터 전해지는 우리민족의 혼과 삶이 배인 유물로 부(富)를 상징하며 인체에 해가 없고 물성을 변치 않게 해주는 신비로운 그릇으로 전해지고 있다. 작품 속에서 물은 생명을, 유채꽃은 풍요와 행복을 의미한다. 그리고 배경은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을 나타내기 위하여 여백의 미를 강조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의 작품에서 놋그릇(방짜유기)과 유채꽃 형상에 두터운 입체감을 주어 실재감과 깊이감을 더욱 극대화하고 있으며,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풍요로움과 행복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사물과 그 이미지 사이에서
김영호(미술평론가 / 중앙대 교수)
김순겸은 대상 재현적 사실주의 경향에 속하는 작가로서 사물과 이미지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데 10년 이상을 천착해오고 있다. 그동안 그가 선택한 화제(畵題)는 꽃에서 그릇 그리고 고가구와 등잔에 이르는 오브제들로써 특정 부류에 국한하지 않고 범주가 다양하다. 주제를 선정하는데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 이유는 정작 그의 예술이 지향하는 바가 사물 자체가 아닌 사물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작가가 세밀한 기법으로 그려낸 꽃이나 그릇은 고가구나 등잔 등의 사물과 함께 화면에 배치됨으로서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독특한 환영을 제공해 왔던 것이다. 그가 선택한 사물들은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처럼 서로 상충되거나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의미들을 만들어 내었다. 이 과정에서 사물들은 과거를 기억하거나 회상을 불러일으키는 기호가 되었고, 작가는 이러한 내러티브가 있는 풍경에 <기억너머-그리움>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김순겸의 근작들은 일상적 사물을 그림으로 재현하는 방식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서술적 묘사의 방식에서 해석적 표현으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관객들에게 각각 다른 감흥을 제공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전자는 감각적 설명에 호소하고 후자는 시지각을 둘러싼 인식의 문제에 접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물 자체의 환영적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연극적 장치들을 과감하게 화면에서 제거해 버리고 있다. 그래서 그의 최근작에서는 수반에 담긴 목련이나 고가구나 문짝이 함께 어우러지는 정물화풍의 배치방식을 찾아볼 수 없다. 작가가 표상하는 세계는 더 이상 삶의 공간이 아니다. 그 대신 하나의 사물이 캔바스 표면 전체를 덮으면서 배치되어 있고 사물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재료의 물성과 그 표면에 반영하는 빛의 효과를 포착하는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제 김순겸의 화면에 자리 잡은 것은 거대한 하나의 놋그릇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파이프 그림처럼 캔바스 위에 그려진 김순겸의 사물은 놋그릇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놋그릇을 둘러싼 기능과 삶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의 역할로부터 벗어나 어떤 내재율을 지닌 환영적 이미지로 존재한다. 우리는 여기서 이미지와 환영의 미학을 접하게 된다.
김순겸의 놋그릇 작업은 보는 이들에게 사물과 이미지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직시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른바 사물 자체와 사물의 환영 사이에 발생하는 차별성을 인식하고 거기서 미적 감흥을 얻고 즐기도록 요구한다. 김순겸의 놋그릇 그림은 사물의 서술적 메시지를 넘어 사물의 본성을 인식하는 차원으로 보는 이를 안내하는 것이다.
회화작품에서 환영적 이미지를 인식하는 일은 어떤 가치를 지니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사물의 실재와 그 이미지의 차이를 깨닫는 것이다. 장 보드리야르의 주장처럼 광고 이미지가 홍수처럼 범람하는 사회에서 실재와 환영 사이의 차이를 직시하고, 그것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일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사물 그림을 사물 자체와 혼동해 바라보는 태도는 서구미술의 오랜 관습이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사물의 이미지는 이미지로 가치가 있으며 사물 자체와 별개의 독립적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미술의 새로운 노정은 시작 되었다. 모더니즘 이후에 등장한 극사실주의 회화 역시 사물의 이미지가 회화의 본성으로서 허구적 이미지라는 점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에서 등장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 결국 회화에서 환영적 이미지를 인식하는 문제는 현실적 삶에 종속된 이미지가 아니라 사물의 본성과 실존적 본질을 이해하는 방식으로서 이미지에 대한 성찰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김순겸의 놋그릇 그림은 우리로 하여금 놋그릇 이미지의 환영에 주목하게 한다. 놀라운 것은 그 이미지의 환영이 우리에게 새로운 미적 감흥을 선사한다는 사실이다. 이 미적 감흥은 사물의 실체가 이미지로 전환되고 그 이미지가 다시 독립된 실체로 읽혀지는 순환의 고리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얻어지는 쾌감이다. 그것은 또한 정보 이미지가 홍수처럼 범람하는 현대사회의 현실을 인식하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는 기쁨이기도 하다.
(2012. 3)